한국의 대표 항공사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제도를 20년 만에 개편한다고하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개편될 예정이길래 일방적으로 마일리지 혜택을 축소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지 그리고 개편에 대한 정부(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비판에는 어떤 내용 담겨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어떻게 바뀌나요?
원래는 지역별로 마일리지를 나누던 것을 4월부터 거리 기준으로 바꾸게 됩니다. 예를 들어 비성수기, 이코노미(일반석) 기준 거리가 먼 미국(뉴욕)에 갈 때 35,000 마일리지가 들었던 것이 앞으로는 45,000 마일리지가 필요하게 되고, 가까운 일본은 15,000 마일리지에서 10,000 마일리지로 조금 덜 들게 됩니다.
2023년 4월부터:
- 먼 거리를 가는 항공권 → 마일리지가 원래 기준보다 더 많이 듬
- 가까운 거리를 가는 항공권 → 마일리지가 원래 기준보다 덜 듬
자세한 공제표는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대한항공 마일리지 제도 개편 이유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바뀐 제도가 더 좋다고 얘기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항공권을 구매하는 대부분(76%)의 경우는 국내 또는 비교적 가까운 국가를 가는 항공권에 사용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제도가 개편되고 나면 짧은 거리에 해당하는 마일리지가 이전보다 적어 고객의 입장에서 이득이라고 했습니다.
보너스 항공권 구매 고객 중 국내선 이용 고객이 50%의 비중을 차지하고 일본, 중국, 동남아와 같은 비교적 단거리 고객까지 하면 76%에 달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장거리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을 만큼의 마일리지(7만 마일리지)를 보유한 고객은 4%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단거리 공제율을 낮추고 장거리 공제율을 높힌다면 더 많은 고객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해외항공에 비해 대한항공이 마일리지를 너무 적게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해외 항공사와 마일리지 수준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해외항공사에서 왕복 13만에서 16만 마일리지가 드는 구간을 대한항공은 현재 7만 마일리지에 제공하고 있어 차이가 많이 난다는 입장입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제도 개편에 대한 반응
이런 대한항공의 입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큽니다. 고객뿐만 아니라 정부까지 나서서 비판했습니다.
1) 고객의 반응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장거리 비행에 마일리지를 사용하기 위해 그동안 비싸더라도 대한항공을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는 저가 항공사의 상품이 많아서 마일리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마일리지를 장거리 비행 항공권에 사용하고 싶었으나 보너스 자리 즉,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아 사용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2) 정부의 반응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사태 기간에 어려움을 겪어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금 등을 받았었는데 이렇게 고객의 반대 목소리를 외면하면 안 된다고 하며, 제도 개편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은 어려우며 쓸 곳은 별로 없는 "빛 좋은 개살구" 같으며, 마일리지 사용 기준을 합리적으로 검토하여 개선하고 수요에 부응하는 노선과 좌석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 힘은 대한항공이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세금으로 이루어진 고용유지지원금 등의 지원을 받고 소비자를 우롱하면 안 된다고 했으며, 국토부는 항공사 마일리지가 법적으로 제한되는 사안이 아니지만 국민의 은혜를 입은 국적 항공사로서 국민에게 보상할 타이밍이 됐다고 했습니다.
3) 대한항공은 고객과 정부의 반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응했습니다. 첫 번째,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자리(보너스 자리)를 기존보다 2배 정도 늘리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 마일리지가 개편되는 날짜를 미루거나 제도 개편을 다시 검토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했습니다.
여러 의견을 들어보면 대한항공이 하늘길을 독차지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큽니다. 일반적으로 비행거리가 짧은 노선은 저가 항공사가 대형 항공사보다 유리하고 장거리 노선에서는 대형 항공사가 유리한 것이 당연합니다.
- 단거리: 저가 항공사 > 대형 항공사
- 장거리: 대형 항공사 > 저가 항공사
하지만 이렇게 마일리지를 개편하는 것은 대한항공의 단거리 항공권의 혜택을 높여 저가 항공사와의 경쟁에서도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고, 경쟁사가 비교적 없는 장거리 노선에 대해서는 더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게 하는 목적이 담겨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 의도(고객 예상):
- 1) 단거리 항공권 혜택 Up▲ → 저가 항공사와 경쟁에서 유리해짐
- 2) 경쟁사 적은 장거리 노선 → 더 많은 이익
고객과 정부의 비판적 목소리가 큰 만큼 앞으로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에 있어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으로선 개편이 반영되는 날짜가 미뤄지거나 개편예정이었던 제도를 다시 손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월 23일 추가 내용:
대한항공이 4월 1일부터 도입하려던 마일리지 제도 개편을 취소하고 현행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제도 변경을 재검토한다고 했으며, 수정안이 나오기 전까지 현재의 마일리지 제도를 유지하겠다고 합니다.
소비자와 정부까지 반대하고 나서자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은 장부에 2.7조원에 달하는 마일리지가 빚으로 남아있어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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